낙타는 떠났다

오늘도 별은 뜨지 않았다

시든 새벽 불빛 아래 네가 돌아앉아 있다

흔들리는 마음 술 취한 거리에 토해보지만

어둠 묻힌 밤은 길이 없다

밤새 귀를 막고 뒤척이다 철망에 붙어 애원하는

불나방 사체,

약봉지에 갇혀 있는 이름,

지하 난간에 떠 있는 눈빛,

불안한 기다림은 사막 모래 속으로 걸어간다

걸어간다, 별빛 따라가는 그림자 뒤로 밤기운 서늘하다

낮에 들어온 시린 해가 창문에 걸쳐 있다

너를 잡으려다

밤새 도망치는 고양이 방울 소리만 쫓아다닌다

낙타 등에서 신기루가 쏟아진다

박정선 시인

충남금산 출생

공주교육대학교

한남대 교육대학원 졸업

현재 대전비래초 수석교사

2010년 호서문학 신인상 수상

시집 ‘라싸로 가는 풍경소리’, ‘잉크가 마르기 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