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앞에서(Coram Deo)

▲ 김진홍 목사

"베드로와 요한이 대답하여 가로되 <하나님 앞에서> 너희 말 듣는 것이 하나님 말씀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 (사도행전 4장 19절)

고당 조만식(1883~1950)은 일제하에서 절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희망을 심어 준 지도자였다. 조만식 장로는 남강 이승훈 선생이 세운 오산학교의 교장으로 민족교육에 전심을 다하였다. 그리고 그는 민족자본형성을 위하여 조선물산장려회를 결성하여 민족경제부흥에 혼신의 힘을 다하였다. 그를 한국의 간디라 불릴 만큼 위대한 혼을 지닌 지도자였다.

그는 평양 산정현교회의 장로로 시무하면서 새벽마다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고 눈물로 민족을 위하여 기도드렸다. 해방이 되자 그는 조선민주당을 결성하여 대표로 있으면서 독립한국에서 바른 정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심초사하였다.

그러나 소련을 등에 업은 김일성이 그를 그냥 두지 않았다. 수차례 그를 회유하려 하였으나 그는 철저한 민주주의 신봉자였기에 공산당과의 연정을 거부하였다. 결국 1950년 그는 김일성 정권 아래서 비명횡사하였다. 그를 아끼는 분들이 그에게 월남을 권고하였으나 그는 말했다.

"나 한 몸 편하겠다고 공산당에 시달리는 일천만 동포들을 두고 떠날 수 있겠느냐? 나는 동포들과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겠다."

그는 끝까지 평양에 남았다가 김일성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조만식 장로가 평소에 내세웠던 철학이 있다. 1935년 8월 금강산에서 열렸던 조선기독교연합회 주최의 수련회에서 행한 연설에 그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는 예수를 믿는 크리스천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베드로와 요한의 삶의 자세를 자신에게 적용하였다. <하나님 앞에서 (Coram Deo)>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겠노라는 다짐이다. 예루살렘 공회가 베드로와 요한에게 설교금지령을 내렸을 때다. 베드로와 요한은 당당하게 말하였다.

"<하나님 앞에서> 너희 말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 듣는 것보다 옳은지를 판단하라"

그리고 베드로와 요한은 말하기를 자신들이 보고 듣고 믿는 바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의 삶을 비추어 보며 깨끗하고 한결같은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요구되는 삶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