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 있는 신앙 (1)

▲ 김진홍 목사

"복음이 너희에게 말로만 이른 것이 아니라 또한 능력과 성령과 큰 확신으로 된 것임이라"(데살로니가전서 1장 5절)

한국 감옥에서 죄수들을 분류할 때 ‘확신범’이라는 죄수들이 있다. 죄의 종류에 따라 죄수들의 가슴에 각각 다른 색깔의 딱지를 붙인다. 사형수는 빨간 딱지, 살인범은 검은 딱지, 확신범은 노란 딱지 같은 식이다. 주로 사상범이나 정치범이 확신범에 속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죄수 중 정신이상자들도 노란 딱지였다는 점이다. 정신이상자와 확신범에게 같은 노란딱지를 붙이게 한 것이 우스웠다. 사상범이나 정치범은 자신이 믿는 바에 목숨을 거는 자들이기에, 법 집행자들에게는 정신이상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해석된 듯하다.

비유하자면 크리스천들은 확신범에 속한다. 로마시대 크리스천들에 대한 박해가 한창일 때 크리스천들을 공설운동장으로 끌어내어 사자 밥이 되게 하였었다. 그런데 나중 시체를 검사했을 때 사자에게 먹히면서도 크리스천들은 웃으며 죽었다고 전해진다. 그런 점에서 크리스천들은 확신범 중에서도 최상의 급수라 하겠다. 데살로니가전서 1장에 이르기를 크리스천들에게는 복음이 말로만 임한 것이 아니라 능력과 성령과 큰 확신으로 임하였다고 하였다.

‘큰 확신’을 영어 번역에서는 ‘Deep Conviction’으로 쓰고 있다. 자신이 믿는 바에 대하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지라도, 그 믿음 붙들고 기꺼이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이 크리스천들이다. 그래서 신앙이 힘이 있고, 그런 신앙을 지닌 크리스천들은 어떤 악조건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신앙세계의 이러한 위력을 모르고 피상적으로만 신앙을 이해하는 사람들의 오해가 있다. 예를 들어 공산주의 이론의 창시자인 칼 마르크스의 경우이다. 그는 종교를 민중의 아편이라 혹평하였다.

칼 마르크스는 거듭 강조하기를 종교는 지배자들이 피지배자들을 말 잘 듣도록 길들이기 위하여 만들어낸 것이라 하였다. 마르크스가 말하는 길들이는 종교, Dominating Religion이다. 칼 마르크스는 할아버지가 목사였고 아버지가 신실한 장로급이었음에도, 어려서부터 총명하였던 자신의 총명에 가려 신앙세계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 그러한 피상적인 이해에 머물렀다.

그에게는 자신이 평생을 바쳐 체계를 세운 공산주의 이론이 종교였다. 마르크스가 남긴 말 중 다음 같은 말이 있다.

"지금까지의 철학은 세계를 해석만 하였다. 그러나 지금부터의 철학은 세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칼 마르크스는 자신의 공산주의 사상에 대해 그런 확신을 품었다. 그래서 한 세기 안에 자신의 철학이 무산대중, 프롤레타리아 세계를 구원할 것이라 믿었다. 그는 그의 철학이 세계를 유토피아로 건설할 것이라 확신하였으나, 현실세계에서 그의 사상은 지옥을 창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