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이끌어 준 10 가지 말씀(10)

월요일 저녁마다 홍형을 만나 처음에는 로마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1968년 여름 7월인가였습니다. 로마서를 1장부터 진지하게 공부하기 시작하여 나가는 중에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습니다. 나는 로마서의 깊이에 마음이 열리게 되어 열심을 내어 만남이 계속되었습니다. 로마서는 불교의 불경 중에 금강경(金剛經)에 버금가는 기독교 경전(經典)의 핵심이 되는 내용입니다.

위대한 사도 바울이 자신이 세운 고린도 교회에 삼 개월을 머물며 바다 건너 로마에 살고 있는 크리스천들에게 보낸 서신입니다. 16장으로 이루어진 로마서는 일독하는데 불과 40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글입니다. 구구절절이 진정이 담긴 글입니다. 그래서 로마서에는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역사를 만든 책(History Making Book) 혹은 역사를 변화시킨 책(History Changing Book)이란 별명입니다.

실제로 로마서로 인하여 세계사는 수차례 개조(改造) 되었드랬습니다. 4세기 아우구스티누스의 캐토릭 교회 개조의 역사가 그러하였고 16세기 말틴 루터를 중심으로 한 종교개혁 운동(Reformation Movement)이 그러하였습니다. 18세기 영국사회와 영국교회가 병들게 되었을 때에 일어난 요한 웨슬레의 영적 쇄신 운동이 로마서가 기폭제(起爆劑)가 되었고 20세기 독일교회가 자유주의 신학으로 생명력을 잃어 가던 때에 칼 발트가 쓴 로마서 강해가 독일교회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로마서라면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말틴 루터입니다. 그는 부요한 상인 가정에서 태어나 아버지가 그를 가업의 후계자로 세우기 위하여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게 하였습니다. 어느 여름 날 방학이 되어 그의 친구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에 소나기가 쏟아지고 벼락이 치기 시작하더니 떨어지는 벼락에 그와 동행하던 친구가 그 벼락에 맞아 즉사하였습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그는 삶에 대하여 번민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고뇌가 날로 짙어져 가면서 급기야는 세속적인 삶을 포기하고 수도원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1515년 11월에 비텐베르크 대학에 성서학 교수로 있으면서 로마서를 강의하게 되었습니다. 강의가 진행하여 가는 동안에 그는 로마서의 말씀에 마음이 뜨거워지고 복음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가게 되었습니다. 구원이 행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이루어진다는 확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 확신에 근거하여 당시의 로마 캐토릭 교회가 그릇되게 가르치는 관행들에 대하여 저항하는 마음이 끓어올라 비텐베르크 성당 게시판에 95개 조항을 게시하여 교회가 새로워지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는 그 당시에는 그 행동이 얼마나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지 상상도 못하였습니다. 그로 인하여 종교개혁이라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역사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교황은 그를 불러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꾸면 살려 주겠노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꿋꿋이 주장하였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말씀과 양심에 근거하여 결단을 내렸습니다. 지금도 나의 확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제 입장을 철회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여, 저를 도와주시옵소서!〉

우리도 로마서를 깊이깊이 공부하면 말틴 루터가 지녔던 그 확신에 이를 수 있게 됩니다.